좋은글&시
[스크랩] 낙화 / 조지훈
송무학수
2007. 1. 23. 10:24
원본: 시원 김옥남의 시 공간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3인 공동 시집 <청록집>,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