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대로 느낀대로

신명나는 대학생활: 건강한 대학생활

송무학수 2011. 3. 3. 10:33

대학생활 4년은 짧지도 않지만 그리 길지도 않다.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정해진 답은 없다. 오래 전 우리 학창시절에는 자유와 열정을 많이들 이야기 했다. 철학서적을 뒤적이고, 학우들과 모여 소주 몇 병 걸치고선 밤새워 철학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논하곤 했다. 그것이 대학생활의 추억과 낭만이라고들 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떤가? 자유와 열정을 만끽하고 있는가? 학우들과 소주를 마셔가며 철학을 이야기하고 밤새워 인생을 논한 적이 있는가? 그리고 미팅도 열심히 하고 열렬한 연애도 하고 있는가? 어느 시인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고.... 그들도 한때는 충만했었고 온몸을 뜨겁게 태운 적이 있었다고.... 여러분은 어떤가?

어쨌든 겨울방학이 끝나고 이제 새로운 봄이 오면, 대학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고, 이미 대학생활을 나름대로 열심히 보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학우들과 별 상관없이 강의 꼬박꼬박 참석하고 주어진 과제 열심히 해내고 혼자서 알차고 모범적인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일찍부터 사회주의 철학에 흠뻑 젖어 현실과 사회를 시니컬하게 비판하면서 치열한 대학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동아리, 저 동아리를 넘나들면서 열심히 경청하고 토론하고 배우면서 자신의 잠재능력을 키우는 데 열중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대학생활에서 인간관계는 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학창생활에서도 인간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섞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이를 통해 건전하고 균형 잡힌 자신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항상 상이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자신이 발전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생산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학생이 선후배 동료 학우들과 별로 어울리지 않고, 혼자 강의 듣고 집과 학교만 오간다고 생각해 보자. 이 학생은 학창생활의 낭만과 추억도 없을 터이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키우고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송두리째 포기하고 있는 것과 같다. 학우들과 관계를 가지지 않고 혼자서 학창생활을 하다보면 별 자극을 받을 기회도 필요도 없다. 그렇게 되면 변해야 할 계기가 없기 때문에 늘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별다른 발전도 없다. 여러분들이 강의 듣고, 책 읽고, 영화 보고, 세미나 참석하고, 유명한 분들의 강연을 듣고, 학우들과 생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바로 여러분이 더 발전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데 유리한 좋은 자극, 다시 말해 ‘상향적 충격’을 받기 위함이다. 이러한 상향적 충격이야 말로 바로 여러분의 잠재력을 무한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 여러분이 젊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학창시절에 이러한 생산적인 자극은 천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아주 귀중한 자산이다. 일찍이 어린왕자의 저자, 생떽쥐페리는 그렇게 말했다. 생각이 유연한 젊은 여러분의 잠재능력은 무한하다고.... 여러분은 장래에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이루어낼 수도 있다고.... 그래서 여러분의 잠재능력이 시멘트처럼 굳어지기 전에 상향적 충격을 받아 잘 갈고 닦는 것이 엄청 중요하다고.... 젊음과 열정은 여러분의 특권이다. 젊음과 열정을 가지고 한번 도전해 보라.

여러분이 이러한 생산적인 자극, 상향적 충격을 통해 잠재능력을 크게 키울 수 있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을 소개한다. 마음에 맞는 선후배 동료 학우들과 그룹스터디를 한번 해 볼 것을 제안한다. 우선 어떤 과목을 같이 수강하는 학우들끼리 그 과목을 잘 습득하기 위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보라. 마음에 맞는 학우들이어야 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이상 모여서 한번에 2시간정도 정식으로 사회자를 두고 서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모르는 것은 절대 수치가 될 수 없다. 모르면 물어서 알면 되기 때문이다. 정확히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 하다가는 결국 끝에 가서 낭패를 보기 마련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르는 사람한테 자신이 아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또 그런 기회와 경험을 많이 가질수록 자신의 실력과 내공이 쌓여간다는 사실이다.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첩경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그룹스터디의 유익한 점은 참으로 많다. 같이 수강하는 과목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잘 습득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데에도 실제적으로 유리하다. 또 하나 더 있다. 예를 들어 그룹 멤버 한 사람이 어느 날 좋은 칼럼을 완전감동으로 읽었다면서 여러분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이멜로 여러분한테 보내 주었다고 하자. 아마 여러분이 신문에서 좋은 칼럼을 보았다면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스크랩을 해 두었다가 그만 깜박 잊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룹에서 함께 활동하는 친구가 감동적으로 읽었다면서 정성스럽게 보내준 칼럼은 내용이 어떠하길래 그렇게 감동받았을까 생각하면서 즉시 읽어볼 것이다. 읽어보니 역시 내용이 괜찮은 칼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 여러분은 분명히 다음 모임이나 생맥주를 마시는 기회에 그 칼럼에 대해 진지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등.... 어쨌든 여러분은 그 칼럼을 바탕으로 매유 유익한 토론을 하고 많이 배우게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룹 친구가 보내준 칼럼을 통해 많이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도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경제신문을 열심히 뒤적일 것이다.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던 어느 날, 문득 여러분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좀 더 본격적인 동아리, 즉 연극 동아리, 영어회화 동아리, 스포츠 동아리, 혹은 경제학과에 구성되어 있는 UI금융경제 연구반이나 보노보 모임, 계량경제학 연구반 등을 알아보고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UI금융경제 연구반을 예로 들면, 선배, 동료 학우들의 아주 자상한 정보와 도움을 받아 평점 3.5를 훌쩍 뛰어넘는 학점관리, 900이상의 토익점수 올리기, 금융3종 자격증 취득, 금융실무경험을 위한 인턴십 구하기 등에 매우 유리하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분의 취업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이것만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매주 정식으로 갖는 세미나 모임에서 여러분 스스로 어떤 관심주제를 준비해서 발표해 보고, 토론해 보고, 또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기회와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분도 잘 아는 바와 같이, 최근에는 취업전선에 나가면 여러 회사들은 적극적이고 준비되어 있는 신입직원을 선별하려고 다양한 종류의 토론 면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여러분들이 평상시에 이런 동아리가 제공하는 기회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말하고 토론하는 경험을 가지지 않고는 그러한 흐름에 충분히 대비하기 어렵다. 혹자는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모름지기 대학생이라면 야망을 가지고 좀 더 큰 것을 추구해야지, 쪼잔 하게 스펙관리나 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고.... 하지만 하늘의 별만 따라가다가 시궁창에 빠진 사람도 허다하고, 작은 것을 다지지 않고 큰 꿈만 추구하다가 무너져버린 하릴없는 백수들이 생각보다 많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겠다... 일상의 학창생활 속에서 서로 도와가면서 나름대로 차근차근 알차게 배우고 발표하고 토론하고 경험하면서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항상 일자리가 준비되어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사회일각에서 탄탄한 일자리를 잡고 나서도 자신의 큰 꿈을 일구어 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대학생활의 추억과 낭만은 모두 멋있고 오래 기억되지만, 여러 학우들과 많이 어울리면서 학창생활을 건강하고 성공적으로 보낸 사람들의 추억과 낭만은 더 아름답고 더 영롱하고 더 오래간다.

마지막으로 꼭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선후배 동료 학우들과 인간관계를 한번 이용하고 잊어버리는 일회적인 관계로 생각하지 말고, 오래 지속되는 관계지향형(long-run relationship)으로 유지해 가야 한다는 점이다. 학창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좋은 일이 있을 때, 좋지 못한 일이 있을 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연락하면서 도와주기도, 도움을 받기도 하는 그런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교수님들한테도 마찬가지다. 그저 어떤 학기에 수강하는 특정과목에서 좋은 학점받는 것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좀 더 멀리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회사에 입사지원을 했는데 교수님의 추천서를 요구한다고 생각해 보자. 학창생활을 통해 진정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자신을 위해 좋은 추천서를 써줄 수 있는 교수님이 있는가? 없다면 그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잘못이다. 추천서를 부탁할 교수님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그 교수님의 과목을 수강해야 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어야 하고, 그 이후에도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추천서를 받은 후에도 결과성공여부에 관계없이 추천서를 써준 교수님에게 알리는 정도의 성의가 필요하다. 추천서를 써 주었는데도 그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교수님한테 알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아무리 실력과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언젠가 인간관계 때문에 크게 후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졸업논문은 어떤가? 여러분은 졸업을 하게 될 때, 어느 교수님한테 논문심사를 부탁할 것인가? 그냥 졸업시즌 임박해서 혹시 연구실에 누가 있는가 보려고 어느 방이나 문을 두드리고 다닐 것인가? 그리고 지도교수님의 도움으로 그룹스터디나 동아리를 통해 각종 경시대회에서 수상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지도교수님한테 꼭 알리고 고맙다는 표시를 하고 팀원들이 함께 점심이라도 한번 대접하겠다고 해 보라. 교수님이 기분이 좋아 오히려 자기 돈으로 점심을 사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수상은 오로지 자신들 힘이었다고 지도교수님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입을 싹 씻는다면 누가 시간을 내어 지도를 자청하고 나설 것인가?

'줄탁동시(茁啄同時)'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줄(茁)'이란 병아리가 바깥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안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의미하고, '탁(啄)'은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마주 쪼아 껍질을 깨트려 준다는 뜻이라 한다. 즉 안팎이 동시에 맞아 떨어져야 세상사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간다는 의미이다. 여러분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여러분들이 대학생활을 통해 여러분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키워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우들과 교수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교수님들과 학우들의 지원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여러분의 노력도 중요하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여러분을 도우려는 선후배 학우들과 교수님들의 의지가 '줄탁동시'로 아우러질 때 비로소 여러분의 능력과 내공은 탄탄해 질 수 있고 사회에 나가 좋은 직장도 잡고 여러분의 큰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대학생활을 통해 이러한 생산적이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다면 아마도 여러분의 앞날은 햇빛을 보듯이 환하고 멋있고 신나는 그런 여정이 될 것이다. 여러분 크게 화이팅! (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