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건을 사는 경우 직접 현금(cash)으로 지급할 수도 있고 신용카드(credit card)를 이용할 수도 있다. 현금은 通貨(money)에 속하고 신용카드는 信用에 해당된다.
신용은 외상거래이다. 신용은 미래의 통화로 결제하겠다는 조건하에 차용자가 현재의 購買力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계약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먼저 판매한 후 그 판매대전으로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구매할 수도 있으나 생산한 제품이 판매될 때까지 기다리다보면 다음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져 다음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다음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먼저 외상으로 확보해 놓고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여 그 판매대전으로 외상대금을 결제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는 장래에 예상되는 생산제품 판매대전을 기반으로 필요한 원자재를 사전에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러한 거래가 바로 외상 또는 신용 거래이다.
이러한 신용거래가 없으면 우리의 일상생활이 대단히 불편해진다. 위에서 설명한 기업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부자금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못한 기업의 경우 외상 또는 신용거래가 없으면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적절한 시기에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음식점, 영화관, 이발관 등 어디를 가든 모든 경우에 대비해 많은 현금을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현대자본주의사회는 신용경제사회로서 신용이 없는 사회를 상정할 수 없다.
통화와 신용을 한번 비교해 보자. 첫째, 신용은 통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신용이 주어지면 반드시 미래의 통화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신용도 통화와 마찬가지로 거래의 교환수단이다. 따라서 통화와 신용은 대체적 거래수단이다. 셋째, 통화와 신용은 개인수준에서는 대체적인 관계이지만 사회전체적으로는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통화없는 신용공여도 불가능하지만 거래와 결제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신용수단없는 통화유일경제도 불가능하기 대문이다. 넷째, 통화는 저량(스톡)개념으로 반복적으로 거래에 사용되는 반면 신용은 유량(플로우)개념으로 당해신용의 공여가 필요했던 특정거래에만 이용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한나라의 신용총량은 그 만기가 도래할 때 이를 결제하는 데 사용되어야 할 장래 예상통화량과 일치해야 한다. 통화당국이 현재의 통화증가율을 조절하면 이것은 장래의 예상통화량을 규정하게 되므로 결국 신용의 공여량과 공여조건을 규정하게 된다. 그러나 통화량 증가가 신용총량을 규정하는 이러한 관계는 통화와 소득간의 관계가 긴밀하고 안정적일 때만 가능하다. 통화와 소득간의 관계(유통속도 혹은 통화수요)가 안정적인 경우에는 통화증가율은 한 나라 경제의 신용총량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따라서 신용의 가격인 금리와 통화량사이에도 안정적인 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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