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Goldilocks) 경제란 무엇인가?

금(Gold)과 머리카락(Lock) 합성어인 골디락스(Goldilocks)는 영국 전래동화 “엄마곰, 아빠곰, 아기곰” 속의 주인공 소녀이다.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레 부모를 여읜 소녀 골디락스는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은 계곡에 사는 삼촌집으로 보내어진다. 어느 날 숲 속으로 모험을 떠난 골디락스는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허기진 채 헤매다가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세 마리가 사는 오두막를 발견하게 된다.

배가 몹시 고픈 골디락스는 오두막 속의 식탁에 엄마 곰이 차려놓은 세 그릇의 스프를 보고 차례로 먹어본다. 먼저 아빠곰의 스프를 먹어 보니 너무 뜨거웠다. 다음 엄마곰의 스프는 너무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기곰의 스프를 먹어보니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아주 먹기에 적당한 온도였다. 다시 말해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였다. 그래서 소녀 골디락스는 마지막 알맞은 온도의 스프를 선택하여 주린 배를 채웠다는 이야기이다.

이 동화를 경제에 적용한 것이 골디락스 경제이다. 아기곰의 스프같이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에 있는 경제를 골디락스 경제라고 한다. 경제가 너무 활성화 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기가 너무 침체되면 실업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골디락스 경제란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도 염려할 필요 없는 아주 최적의 상태에 있는 건실한 경제를 말한다. 다시 말해 건실한 경제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일컫는다.

최근의 미국경제가 1990년대 후반의 골디락스 상태로 돌아왔다고 야단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 1995년부터 5년간 4%대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가운데서도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호경기를 누렸다. 연준 의장 그린스펀은 이를 신경제현상이라고 했고 미 언론에서는 골디락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최근 미 연준 버냉키 의장이 미 의회 금융위원회에서 미 경제가 적정수준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증언과 맞물려 미 경제가 다시 골드락스 경제에 재진입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GDP, 고용, 생산성, 물가 등 각종 지표에서 미국 경제의 골디락스 경제 재진입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지난 주 발표된 2월 고용지표. 2월 신규 고용건수는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26만2000건으로 나타나 투자가들의 기대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2006년 4분기 성장률도 당초 3.1%에서 3.8%로 상향 수정되었다. 그리고 4분기 생산성은 예상치 1.4%를 웃도는 2.1% 증가를 시현하였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생산성이 개선된 가운데 단위노동비용이 0.4% 늘어나는 데 그쳐 인플레 우려가 크게 완화되었다.

결과적으로 미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는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골디락스 전망은 기업들의 투자심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공장건설, 해외진출, 신규고용 등을 단행하며 골디락스 경제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