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호, 진태홍
이 책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서 저명한 경제학자들을, 이들의 연구업적을 잘 알고 있는 다른 경제학자들이 직접 인터뷰한 대화록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현대 경제사상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아주 진솔한 자전적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어린 시절과 부모님의 영향, 경제학을 공부하게 된 동기와 배경, 학창시절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스승과 동료, 연구생활을 하는 동안에 우연히 만난 행운, 그리고 자신이 공헌한 연구 업적에 대해서 마치 누에가 실을 토해내듯 속내를 거침없이 털어놓고 있다.
왜 경제학을 공부하는가? 이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는가? 위대한 경제사상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들 대부분은 처음부터 경제학자가 되기를 바랐거나 기대를 품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특별한 스승을 만나거나 현실세계의 이슈를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흥미 있는 지적 수수께끼에 관심을 가지거나 경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때로는 우연히 찾아온 행운과 함께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들어 있다.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학계와 나누기를 원하는 개인적 종교적 정치적인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견해를 밝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개인적 비판, 종교 및 정치적 박해에 관한 부당성, 그리고 정치인, 행정가, 공공정책에 관해서 때로는 일부 감정 노출까지 보이는 강한 비판적인 진술은 다른 전문 경제학 서적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진솔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커다란 흥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현대 경제사상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일찍이 케인스는 “무릇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사상은 폭풍우처럼 요란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라 비둘기처럼 조용하게 다가온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위대한 경제 사상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학자들의 개인적인 배경과 경험, 스승 및 동료와의 교류, 세상의 수수께끼를 이해하려는 열정적인 탐구열, 그리고 우연찮게 찾아오는 행운을 토양으로 태동하고 형성되고 전파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조용하게 다가온 새로운 사상은 두꺼운 기득권층을 점진적으로 침식하면서 마침내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것도…….
이 책은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인터뷰 기록을 모아 놓은 것이지만, 부분을 단순히 모아 놓은 것 이상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개별 분야에서 연구를 통해 선구적인 공헌을 한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삶과 경험을 경제학 전체와 연결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출판된 과학적 연구는 그 성격상 학자들의 모든 개인적 동기를 밝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개인적인 동기와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학자들의 개인적인 동기와 삶이 경제사상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가?
새뮤얼슨은 이 책이 현대 경제사상 발전에 선구적으로 공헌한 저명한 학자들의 개인적 동기와 경험을 경제학 학문 전체에 관련시켜 주는 아주 진귀한 조망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고 말한다. 경제사상사의 중진 로이 웨인트롭 역시 여기 모아 놓은 일련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위대한 경제학자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의 기원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현재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거나 장차 공부하려는 사람,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 정부정책을 수립?집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현실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독자들에게도 아주 재미있고 유익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옮긴이들도 이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는 이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성실한 고결성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독자 여러분들도 한 세대를 풍미한 이 위대한 지성들을 가까이 만나고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값진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이의 도움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그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특히 한국어판을 역자들이 번역할 수 있도록 주선해 준 공동편집자 윌리엄 바넷 교수님, 그리고 번역판을 내기로 흔쾌히 동의하고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지식산업사 김경희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전문용어와 기술적인 내용이 많고 문장이 매우 함축적이어서 번역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은 모두 옮긴이들의 책임이다. 독자 제현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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